국가유산청, 서울시에 "세운4구역 내 불법행위 및 사업시행 인가 중단" 촉구

∎ 국가유산청, 매장유산법 위반으로 16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고발 ∎ 인가 절차 중단 전제로 서울시장, 종로구청장, 국가유산청장 참여하는 '3자 논의' 제안 ∎ 유네스코, 지난 14일 서한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 받겠다는 서울시 회신 없으면 제48차 위원회 의제 상정 가능" 알려

2026-03-17     김리든 기자
종묘 상공사진 및 세운4구역 가상도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블로그)

[탐사일보 김리든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사장 황상하, SH공사)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 없이 11곳의 지점에 시추를 해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지난 11일 적발하고, 16일 오전 고발했다.

또한, 국가유산청은 16일 오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보고를 통해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법령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의 발굴조사 완료 신고와 국가유산청장으로부터 완료조치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법률적으로 아직 발굴 중인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 매장유산 유존지역: 매장유산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지역

국가유산청은 13일 오전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 발굴현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에게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부지 내에서 일체의 현상변경 행위를 중단하도록 했고, 반입된 중장비도 즉각 철수시켰다. 종묘 앞 세운4구역 내 개발 공사는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행정적 완료 조치 없이는 현행 법령상 추진이 불가능하다.
* 「매장유산법」 제31조(도굴 등의 죄) 제2항: (중략) 이미 확인되었거나 발굴 중인 매장유산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유산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자료제공 국가유산청

한편,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에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이하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종묘와 관련해 강력한 입장 표명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

유네스코는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두 차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세운지구 개발을 강행할 경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세운4구역의 개발 인허가 절차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겠다는 입장 확인 서한을 3월 안에 회신하지 않을 경우에는 ◾종묘를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공식 현장 실사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밝혔다.

참고로, 국가유산청의 '개발인허가 절차 중지' 의견을 무시한 채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는 오는 19일에 서울시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4월 중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법적 의무 조치와 국제기구의 강력한 권고까지 무시한 채, 종묘 앞 재개발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서울시청과 종로구청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이 해당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책임있게 이행돼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세운4구역 매장유산 현장 모습 (자료제공 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