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일보=김여름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국 상가 시장의 위축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가를 사려는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비어 있는 점포는 늘어나며 시장 전반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가 거래량은 1만36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608건과 비교해 약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상가 시장의 거래 위축이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상가 거래는 금리가 낮았던 시기에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7만2432건에서 2020년 9만1860건, 2021년에는 11만2423건까지 늘었다. 그러나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거래량은 감소세로 돌아섰고, 2024년에는 연간 거래량이 3만4812건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상가 시장은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상가 거래량은 2024년 1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하며 침체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의 감소도 상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자영업자 수는 567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 명 줄었다. 장사를 접는 사례가 늘면서 상가 공실도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집합 상가 등 모든 유형의 상가에 공실률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올해 1분기 13.2%에서 2분기 13.4%, 3분기 13.6%로 점차 높아졌다. 소규모 상가 역시 같은 기간 공실률이 7.3%에서 8.0%까지 상승했다.
공실이 길어지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상가도 늘고 있다. 서울 지역 상가 경매 물건은 2023년 약 1500건에서 지난해 2700건을 넘었으며, 올해는 3000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상가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진작 정책으로 단기적인 소비 회복 가능성은 있지만, 임대 시장의 어려움이 이어지면서 투자에 대한 부담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가 시장은 단기적인 경기 요인뿐 아니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태”라며 “당분간 거래 감소와 공실 확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