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일러스트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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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보=김여름 기자] 최근 국내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해외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아이들의 수면·건강·성장 리듬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료 아이템을 제공하는 게임 이벤트가 한국 시간 기준 새벽에 열리면서, 아이들이 잠을 쪼개 자거나 반복적으로 깨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자녀가 게임 이벤트 때문에 새벽 알람을 맞춰두고 자다 깨다를 반복한다”며 “잠에서 완전히 깨지 않으면 예민해지고 짜증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들어 감기나 복통을 자주 호소하는데,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게임은 전 세계 이용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특정 시간에 접속해야만 받을 수 있는 무료 아이템과 한정 보상을 반복적으로 제공한다. 이벤트 시간은 주로 북미·유럽 기준으로 설정돼 국내 이용자들은 새벽 시간대 참여를 사실상 강요받는 구조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초등학생의 70~80%가 이 게임을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유행이 확산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제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아이들의 게임 이용 시간이 눈에 띄게 길어졌다는 점이다. 이벤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밤늦게까지 대기하거나, 새벽 접속 후 다시 잠들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생활 패턴이 성장기 아동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 성장 호르몬 분비 감소,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반복될 경우 정서 불안과 공격성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모바일 게임은 청소년 보호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022년 게임 셧다운제 폐지 이후 마련된 대안 제도들도 모바일 게임에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새벽 시간대 접속을 제어할 실질적인 장치는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 본사를 둔 글로벌 플랫폼 특성상 국내 이용자가 문제를 제기해도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성장 시기에 필요한 것은 경쟁형 이벤트가 아니라 안정적인 수면과 생활 리듬”이라며 “지금의 구조는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을 담보로 한 플랫폼 중심 운영”이라고 지적한다.

새벽 이벤트가 일상이 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하루는 점점 더 피로해지고 있다. 학습 이전에 건강과 성장 자체가 흔들리는 시대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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