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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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일보=정병호 기자] 지난 8월, 경북 안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16세 청소년 A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경찰은 사건을 단순 극단적 선택으로 판단했으나, 장례 과정에서 드러난 지인들의 증언이 수사의 물길을 돌려놓았다.

​A군의 친구 9명은 "A군이 평소 학교 선배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금전적 압박을 받아왔다"며 유족에게 진술서를 전달했다.

유족은 이를 근거로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본격적인 재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와 휴대전화 포획(디지털 포렌식), 목격자 진술 등을 통해 A군이 17세 B군과 금전 거래로 인한 심각한 갈등 관계에 있었음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B군은 자신 명의의 125cc 중고 오토바이를 A군에게 강매하듯 판매한 뒤, 시세보다 높은 잔금 상환을 독촉하며 신체적 폭력과 언어폭력을 반복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이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위험한 배달 아르바이트에 내몰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비극의 단초가 된 사건은 8월 중순에 발생했다.

무면허 상태로 해당 오토바이를 운행하던 A군이 경찰 단속에 적발되면서 차량이 지구대에 영치된 것이다.

이후 명의자인 B군이 경찰서를 방문해 오토바이를 찾아갔으나, 이 과정에서도 B군은 A군을 거세게 압박하며 갈등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B군에게 폭행, 협박, 공갈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B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며, 검찰은 최종적으로 B군을 구속기소 했다.

​이번 사건은 소년법 적용 대상인 만 17세 청소년에 대해 이례적으로 구속 수사와 기소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통상 소년범죄는 불구속 수사와 보호처분이 주를 이루지만, 피해자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와 가해 행위의 집요함이 사법당국의 엄정 대응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또래 간 갈등이 아닌, 금전적 착취와 위계 폭력이 결합한 ‘구조적 범죄’로 진단한다.

특히 A군이 조손가정에서 자라며 사회적 보호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점은 우리 사회 청소년 복지 체계의 뼈아픈 실책으로 지적된다.

​2023년 기준 국내 조손가정은 약 13만 세대에 달하지만, 이들에 대한 정서적 지원과 제도적 연계는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A군 역시 위기 상황에서 학교나 복지기관 등 공적 시스템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홀로 고립되어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은 청소년 사회 내의 실질적 계급 구조와 금전적 압박이 범죄로 변모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는 제도권의 조기 개입 필요성과 더불어, 청소년 범죄에 대한 사법적 대응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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